지난달 7월에 숭실교양교육공동체가 발족했다. 이것이 주는 의의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교과과정개편에 참여하는 단체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총학생회를 통하거나 강의평가에서의 의견 수렴, 교내 관련부서에서 여러 방식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적은 있지만 교양교육공동체처럼 학생들이 직접 배우고 개발하며 평가하는 학습자 중심의 공동체가 활동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지금껏 교육은 전통적인 교과과정을 토대로 교수자나 설계자의 의중이 거의 절대적으로 반영되어 이루어졌는데 이번 공동체의 목적은 학생 중심의 교양교육과정을 교과목에 반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공 교과목은 학문의 특성상 전통적인 교과목이 여전히 중요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추가하는 정도로 교과과정이 개편될 수도 있지만 교양교육에 대한 평가는 접근방식이나 교양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의견이 있다. 교양교육에 있어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하버드 대학의 교양교육에 대한 보고서는 교양교육의 목표를 다음처럼 아주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다. 즉 추정된 사실을 동요시키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며 그 뒤에서 일어나는 것을 밝히고, 젊은이들의 방향감각을 혼란 시켜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길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교양교육을 단순히 동네 문화센터나 학원 등에서 배우는 삶의 엑세서리 혹은 없어도 좋고 있으면 괜찮은 잡동사니 지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창조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는 차원에서 논의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교에서 출범한 공동체는 기존 학사체제와 다르거나 진일보한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 중 성취기반 절대평가, 집중학기 이수제, 수강설계 도우미라는 제도가 눈에 띈다. 학점에 민감한 학생들이 반길만한 절대평가제도는 그러나 단순히 학점 퍼주기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수자가 꼼꼼하게 학생들의 성취 수준에 대한 기준을 정해야 하며 학생들도 단순히 수업을 듣는 수동적 자세를 버리고 자신의 능력을 배양하는 자기 개발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수강설계 도우미 제도도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능력개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자신이 주체적으로 과목을 선택하거나 스스로 설계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세계 모든 대학들이 교양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고 국내 대학들도 마찬가지지만 막상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잘해야 전공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배우는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으며 가능한 전공을 위해 교양과정을 축소하려 들곤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초융합성, 초연결성, 초지능성의 시대라 한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시대와 세계가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기존의 세계가 동요하기에 새로운 것이 낯설어 혼란이 생기겠지만 그 혼란을 딛고 새로운 방향을 찾도록 학생들을 돕는 교육을 위해 공동체를 비롯해 학교 본부가 노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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